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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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격증인 제과·제빵기능사 응시자가 지난해 12만2550여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급증해 재취업에도 용이하고, 창업을 할 때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창업에 유리한 '면허성' 자격 취득이 급증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7일 국가 자격정보 포털 누리집 큐넷을 통해 1975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된 국가기술자격 시험 현황 등을 담은'2022년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 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통계연보는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한상공회의소 등 10개 기관에서 시행하는 546개 자격 종목의 통계를 수록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자는 248만9336명으로 206만1474명을 기록한 전년에 비해 무려 20.8%나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는 자격시험 응시자가 전년에 비해 적었던 '기저효과'도 있지만, 2019년 221만475명에 비해서도 훨씬 늘어난 숫자다.

◆창업용 자격증, 신생 자격증 인기

제과·제빵 분야의 응시자 수는 역대 최고치(12만2950명, 필기 기준)를 기록했다. 제과·제빵기능사 응시자는 2020년 8만7360명에서 지난해 12만2550명으로 무려 약 3만5000여명이 늘었다. 2019년 응시자가 7만16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응시자 숫자는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이는 최근 디저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대형 카페와 프랜차이즈 등이 늘어난 데다, 제과·제빵 자격 취득이 취업은 물론 창업도 가능한 분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공단 관계자는 "취업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도 이런 흐름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과기능사 응시율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 특히 남성 응시자의 비율이 증가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설명했다.

50대를 중심으로 재취업과 창업에 유리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도 분석됐다. 최근 3년간 연령대별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현황 조사 결과 20~29세, 30~39세, 40~49세 사이 연령대에서 2019년 대비 자격 취득자가 대략 10% 남짓 증가한 데 비해, 50세 이상에서는 8만7014명에서 12만281명으로 38.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측은 "중장년층(50세 이상)에서 남성은 지게차 운전·굴착기 운전기능사, 여성은 한식 조리·건축도장기능사를 가장 많이 취득했는데, 이는 면허성 자격이 재취업과 창업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2021년 처음 시행한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경우에도 1만4900명(필기 기준)이 응시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업의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면서 높은 산업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신설 자격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안전 관련' 자격증 관심 급증

지난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안전'관련 국가기술자격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산업안전기사는 '기사 등급(대졸 이상)'에서 응시자 기준으로 톱3(4만1704명, 필기 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산업안전산업기사도 '산업기사 등급(전문대졸 이상)'에서 응시자 수 기준으로 톱2(2만5969명, 필기 기준)에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대재해 관련 자격증으로 분류되는 건설기계설비기사, 화재감식평가기사도 필기 응시자 수가 2020년 대비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건설기계설비기사 응시자는 20년 1183명에서 지난해 3506명을, 화재감식평가기사 응시자는 2020년 1750명에서 지난해 4083명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공단이 지난 21일 발표한 '직장에서 우대 받는 국가기술자격 등급별 상위 5'에 따르면 기사 등급에서는 화재감식평가기사(89.6%)가 우대를 가장 많이 받는 자격으로 나타났다. 산업기사 등급에서는 건설안전산업기사(82.0%)가 가장 우대를 많이 받는 자격인 것으로 나타났다.기능사(제한 없음)에서는 위험물기능사(76.9%)가 가장 높았다. 각 등급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화재감식평가기사, 건설안전산업기사, 위험물 기능사 모두 수험가에서는 중대재해법과 관련 자격증으로 분류되고 있다.

공단 어수봉 이사장은 “국가기술자격 응시자와 취득자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