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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평택기지 주변 공인중개사에 슈퍼갑질?

김종호 김종호 기자 발행일 2021-12-0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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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공인중개사 및 주택관리업체 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7일 평택시 팽성읍 K-6(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온 복장을 한채 "미군 측 영업 지침서약서는 불공정한 노예계약서"라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12.7 /평택공인중개사 및 주택관리업체 연합회 제공
 

"비상식적, 불공정한 미군 측의 영업지침(공인중개사 가이드 라인) 서약서는 노예계약서와 다름없습니다. 슈퍼 갑질을 해대는 미군 측에 강력 항의하며 서명을 거부합니다."

평택시 팽성읍 K-6(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주변에서 미군 등을 상대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관계자들이 잔뜩 화가 나 있다. 지난 5일부터 부대 정문 앞에서 연일 항의시위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평택공인중개사 및 주택관리업체 연합회(회장·이시열)' 소속 회원 400여 명으로 미군과 부대 주변 주택임대인을 연결, 안전한 보금자리 제공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다.

이러한 갈등은 공인중개사들이 지난 9월17일 미군 측이 미군 주택과에 등록(하우징 오피스)된 부대 주변 80여 곳의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보낸 영업지침서약서 서약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27개항으로 늘린 '영업지침' 논란
'임대주택 문제 발생 3일내 해결'
'월세 대폭 내려야 한다' 항목도


중개인들은 "미군 측이 기존 5개 항으로 되어있는 영업지침서약서 내용을 27개 항으로 확대 변경한 뒤 서명을 강제하는가 하면 불공정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업지침서약서 내용 중 15호 항목에는 '중개인은 미군이 임대한 주택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3일 안에 이를 해결해야 하며, 위반 시 페널티를 준다'는 내용 등이 들어있다.

17호 항목은 임대주택의 월세를 대폭 내려야 한다는 것으로, 중개인들은 "주택에서 생기는 문제, 월세 등은 관여할 수도 없는데 미군 측이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분개했다. "미군 측이 중개사와 주택 임대인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는 험한 말도 나오고 있다.

"미군측, 중개사와 임대인 이간질"
연합회 400여명 부대앞 항의시위


이와 관련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동조 시위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며 기지 주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시열 연합회장은 "미군 측과 우호적 관계였는데 부당, 부적절, 불합리한 업무지침서약서를 강요하면서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며 "미군은 더 이상 점령군 같은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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